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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뭐할까?/문화생활 가이드북

<봤네 봤어> 영화 어바웃 타임.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시간여행,

어바웃타임(나도 모르게 스포가 있을수도)

기대 없이, 무슨 영화인지 모르고 영화관에 갔다가 보고나서는 머리를 띵 맞은 듯한 기분으로 나서게 되었다.
감히 2013년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영화라고 꼽고 싶다.

모태솔로 팀은 성인이 되는날 아버지에게 엄청난 가문의 비밀을 듣게 된다. 그것은 팀에 집안의 남자들은 모두가 시간 여행을 할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인데, 시간 여행을 하는 방법도 허무할만큼 심플하다. 어두운곳에 가서 차렷 자세로 눈을 꼭 감고 돌아가고 싶은 장면을 떠올리면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단 내가 기억할수 있는 시간으로만 갈수 있다는 점이다.

아마도 영화속에서 가장 많이 본 포즈
주인공은 시시때때로 어두운곳 찾아 이 포즈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어두운곳을 찾기 위해 자주 옷장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하는데.
팀은 가문의 비밀을 듣고 모태솔로 답게 '리얼 사랑'을 찾기 위해 이 능력을 쓰겠다고 다짐한다.  그리고 정말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그는 자신의 사랑과 주변인을 위해서 능력을 발휘하는데-

한국의 막장코드 드라마에 익숙한 나는 수시로 영화를 보면서 불안감에 휩싸였다. 예를 들면 시간을 돌려 갔는데도 사랑하는 사람과 엇갈린다던지, 첫 사랑을 만나서 호텔 방문 앞에서 그둘이 섰을때 아 결국 그둘은 했네 했어를 찍게 되겠구나 등등. 하지만 이 영화는 지극히 순수하고 보이는 그대로다. 절대 꼬이거나, 일이 엉망이 되는일이 없다. 약간의 일이 그르치면 팀은 다시 옷장으로 들어가면 되니깐!

 

첫 장면에서 그가 이렇게 나왔을때 남자배우 완전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영화 중반으로 가면서 변호사가 되가며,
촌티의 때를 벗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계속해서 내 예상을 빗나간다.
저 남자와 여자는 결국 꼬일꺼야 라고 생각하면 전혀 꼬임 없이 다음 장면에선 어김없이 사랑을 나누고 있곤 했다.

시간여행이란 정말 매력적이지만 식상한 소재이다. 벌써 많은 여행에서 시간 여행을 떠났으며, 시간을 여행하는 주인공이 나오기도 한다. (최근 봤던 시간 여행중 기억나는건 '맨인블랙2' ) 그럼에도 어바웃 타임의 시간여행은 지금까지 봤던 시간 여행보다 원초적 시간 여행이지만, 그러기에 가장 현실감있고 재밋는 상황이 연출 될수 있는것이다.  

심지어 사랑하는 그녀와 첫날밤을 보낼때에도 어설픈 자기의 모습이 싫어서(?) 몇번을 다시 돌리고 돌려서-
그는 어느새 그녀의 완벽한 남자가 되어있는다. 이건 남자들의 퐌타지인가?!

그렇게 그녀를 만족시키던 장면이 남자들의 환타지였다면, 어바웃 타임에서의 결혼식 장면은 여자들의 환타지 장면이 될것같다.
정말 아름다워 절로 엄마 미소가 지어진다. 그둘의 결혼식에서는 비가 내리다 못해, 폭풍우가 몰아치고
하객 부터 신랑 신부 모두 비에 쫄닥 맞는 모습을 연출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예쁘고 자연스럽다. 

캬. 레이첼 맥아담스의 청량미소
어쩜 저리 러블리 한지!

어떻게 보면 결혼식이 엉망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는 그녀가 너무 행복했다는 이야기에 시간을 돌리지 않는다.
또한 이런 능력을 본인을 위해서만, 혹은 사랑하는 사랑만을 위해 썼다면 그 의미가 퇴색되었을지 모르지만
그는 주변사람을 위해서 이 능력들을 쓴다. 그래서 이 능력이 더욱 값져지는 순간들이 오는것이다 T..T

 

 

가장 마음에 남는 장면-
아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아들과 아빠는 어릴적 그날로 돌아가 바다를 뛰며 이야기를 나눈다.
영화가 그림같은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1.영화 시작 부분 가족 소개에 나오는 해변에서 함께 커피를 나눠마시던 장면

2. 연애를 시작하면서 지하철 공간에서 몇컷으로 그둘의 사랑을 보여주는 장면

3. 결혼장면

4. 아버지와 아들이 과거로 돌아가 바닷가에 있는 장면

이 네장면이 아직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인생은 모두가 함께하는 시간여행이다.
  매일매일 사는동안, 우리가 할수 있는 최선을 다해, 이 멋진 여행을 만끽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열심히 사는것, 마치 그날이 내 특별한 삶의 마지막 날인 듯이..."

 " 결국 늙어서 지난날을 추억하는 것일 뿐이다. 결혼은 따뜻한 사람하고 하거라. "

 

2013년에 감히 가장 따뜻했던 영화로 꼽을려고 한다. 새해가 시작했는데 푸석한 삶을 살고 있는 당신이라면, 이건 당장 찾아봐야돼!
난 이번 기회에 레이첼 맥아담스의 러블리함에 푹빠져 그녀의 영화를 다시 쭉 찾아볼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