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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 뭐할까?/맛집 보물지도

부산출신 서울여자가 알려주는 리얼 부산 맛집, ARABOZA

#. 부산 맛집을 모르는 부산 여자

나는 부산에서 태어나 20년간 부산에서 살다, 20살 서울로 올라온 여자다.
서울에서 산 시간 보다 부산에서 살았던 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은 '부산여행'을 가면 나에게 부산맛집을 물어보곤 한다.
미안하게도 난 서울 사람들 보다 부산 맛집을 잘 모른다. 어쩌다 부산을 내려가면 집밥 먹는게 낙이며, 부산 친구들을 만나도 가까운동네에서 만나서 치킨 뜯는게 전부다. 거기까지 가서 부산 친구와 맛집 줄을 서 있고 싶지는 않기 때문에. 

 

@오늘도 그 흔한 남포동 돼지국밥집을 대답못해 욕을 먹은 나

 

#. 맛집을 찾아 보기로 했다.

'전 부산 사람이지만, 부산을 잘 몰라요. 헿헿' 라고 매번 대답하기 민망하여, 이번 부산 방문때 다녀온곳들을 블로깅 해보려 한다. 부산만 가면 온몸에 게으름병이 퍼지는 나로서는 정말 대단한 결심이었다. (Only for 했네했어)

5월의 부산역, 맑은 날씨. 한쪽에선 어린 아이들이 분수에 몸을 맡기고 놀고 있으며, 한쪽에는 세월호 부산시민분향소가 차려져 있었다.

tip. 저 '부산역' 간판이 보이는 45도 각도에서 부산 도착 인증샷을 찍어주는것이 예의
나는 부산출신女이기 때문에 부산역 도착 인증샷은 살짝 생략한다.

1. 부산 씨앗호떡, 납작호떡

부산 남포동 '피프거리'에 가면 빼곡히 서있는 줄을 볼수 있다. 그줄은 단지 '씨앗호떡' 을 먹기 위한 줄인데, 사실 내가 고등학교 시절에는 그닥 유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1박2일에서 이승기가 다녀간뒤로 나는 씨앗호떡을 먹을 수 없었다.

(줄이 너무 길어서 설 엄두가 나지 않는 부산사람)

참고그림: 부산여자와 띠동갑 서울 남자의 연애담을 그리는 네이버 웹툰 '윌유메리미' 한장면

이번에 갔더니 런닝맨에 나왔던 '납작만두' 집도 줄이 엄청 길다.
줄과 줄이 엉켜 길을 지나가는것도 쉽지 않은 피프 메인 거리의 모습이다.

tip.피프골목의 길거리 음식은 윌유메리미 4화 남포동편을 참고하세요
(
http://comic.naver.com/webtoon/detail.nhn?titleId=616239&no=5&weekday=tue)

방송을 한번 타고 이렇게 줄을 서는 길거리 음식을 보며 남편이 하는말.
우리도 여기 길거리 음식 아이템 하나 팔고, 서울에 있는 예능 PD들 섭외해서 방송한번 타면 우린 금방 부자 되겠다!!
돈통에 돈을 쓸어담고 있는 씨앗호떡, 납작만두집.

맛은 기름져서 맛있다.
군것질은 늘 옳다.

2. 부산 낚지볶음, 개미집

고3시절 일주일은 한번씩은 꼭 사와서 집에서 먹던 메뉴, 낚지볶음.
개미집은 1972년도 남포동에서 처음 생겼으며 4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맛집이다.
1인 6천원의 저렴한 가격으로 이렇게 푸짐한 끼니를 채울수 있다는것이 개미집의 포인트

많은 인기로 이미 부산 곳곳에 지점이 많이 있으며, 서울 사람들이 부산오면 꼭 들리는 해운대점을 찾았다.
쫄깃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낙곱새를 추천. 낙곱새는 9천원 정도.

정구지 무침과 김가루를 살짝 뿌리고 낚지볶음을 얹어서 맛있게 비벼 먹으면 끝. 

 

온김에 해운대 구경도 한다. 하지만 부산 사람에겐 큰 감흥없는 그저 해운대.

부산 친구에게 전화해 서울 사람이 관광온척 '해운대 바다에 발이나 담구러 왔디' 라고 하자, '똥물에 발썩을래' 라고 타박을 들었다.
그저 바라보기만 하자.

3. 돼지국밥

서울 사람들이 오면 꼭 찾는 메뉴, 돼지국-밥.
해운대, 남포동 돼지국밥집앞에 긴줄을 보면 부산 사람들은 의아해한다. 저게 뭐라고!

또한 서울 사람이 줄서서 먹는곳에는 부산사람들이 절대 안간다는 점.

 

엄마의 소개로 찾은 돼지국밥집.

 

 

매월 6톤의 돼지뼈를 이용해 국물을 우려내고, 밥이 섞여 나오지 않는 따로국밥 메뉴만 있다.
밥물이 들어가지 않아 국밥의 참맛을 느낄수 있는 곳이며, 직접 먹어본 후기는 돼지잡내가 내지 않아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돼지국밥을 먹으러 조방앞까지 왔다면 아래의 곳도 꼭 들리자. 

이곳은 평범한 로또방이 아니다. 1등이 27번, 2등이 57번 나온 대박 로또집.
전국 최다 로또 당첨방이라 할수 있다.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몇년전 겨울 배수관이 터진 이후로 로또가 펑펑 터진다 하는 이야기가 있다.
갈때마다 사보지만, 번번히 실패하여 아직까지 열심히 회사를 다니고 있다.
금요일저녁이나 토요일낮에는 기본 30분은 줄을 서야 로또를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전국적으로 인기가 많은 로또방

4. about 족발

확실히 서울 보다 족발이 더 맛있는것 같다.
남포동 족발거리를 가서 '원조할머니'가 들어가는 왠만한 가게에 들어가도 반쯤은 성공한다.
특히 냉채족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포동 족발골목에서 '오향장육'을 꼭 먹어봐야한다.
와사비 소스가 톡톡 쏘는 독특한 맛으로 눈물을 흘리면서 소주가 절로 원샷이 되는 메뉴.


이곳은 집주변 하단에 생긴 @족발살롱

족발 골목만큼의 푸짐함이나, 부산의 향은 덜하지만 별 세개 정도 무난하게 줄수 있는 족발집이었다.
다양한 소스로 식탁을 채웠는데 사실 리얼 부산 족발은 쌈장 하나로도 충분히 맛있다.

5. 자갈치 시장 생선구이, 곱창골목

신림의 순대촌을 떠오르게 하는 인테리어
양화 양곱창이 유명한 편인데, 우리는 대광 양곱창을 찾았다.

곱창 가게 아주머니를 둘러서 앉는 bar 형태.

서울보다 푸짐한 양을 맛볼수 있다는 점은 장점.

환기 시스템이 좋지 않아 검은 연기를 온몸으로 맞이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

기름이 많은 대창을 구워 주실때 화려한 불쇼도 볼수 있다.

1차로 인원에 맞춰 소금구이를 시켜 먹고,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때 미리 양념곱창을 주문해 둔다.
그럼 소금곱창이 마무리 될때쯤

 

양념곱창 등장. 짠!


그리고는 밥 1-2개 정도를 볶아 먹으면 끝.

서울남자의 솔직평은 분위기가 70점, 맛이 30점 정도
맛은 서울에 어느 곱창집에서 충분히 맛볼수 있으나 이런 정겨운 분위기로 반 먹고 들어가는 맛집인것 같다는 솔직한 의견.
그래도 부산에 왔다면 한번쯤은 가볼만 하다.

TIP. 부산 여행 기념품  

자갈치 시장에 들려 귀여운 기념품을 꼭 사가자.
서울까지 가져간다고 하면 이렇게 꽁꽁 포장도 잘 해주신다.

너무 많은 분들이 나에게 부산 맛집을 물어보고, 나는 늘 꿀먹은 벙어리가 되다
작년 부산에 사는 친구에게 조언을 구해 적어놓은 쪽지.


나는 이 쪽지를 이용해
나에게 맛집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으면 아주 태연하게 내 지식인냥 맛집을 소개해주고 있다.
혹시 부산 사람이 추천하는 맛집을 가고픈 분들은 위의 포스트잇을 이용하시길 바란다.